Page 109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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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악견


               악견은 작용하는 특성[行相]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세분된다.

             첫째, 유신견有身見으로 몸이라는 실체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유신견은 “오취온五取蘊에 대해 나와 나의 소유로 집착하는 것[執我
             我所]”이다. 육신은 오온의 화합으로 이루어졌기에 오온은 내가 아니며, 오
             온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도 나의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는 인연에 따

             라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는 일시적인 현상들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신견에

             빠지면 육신을 실체적 자아로 믿게 되고, 육신을 구성하는 오온을 자신의
             소유라고 집착한다. 오온이 실체적 자아라는 주체에 대한 욕망은 허구이
             므로 종국에는 그런 믿음 때문에 고통을 겪게 된다.

               둘째, 변집견邊執見으로 극단적 사유에 대한 집착이다. 달리 변견邊見이

             라고도 하는데 극단에 치우치는 이분법적 사유를 말한다. 『성유식론』에 따
             르면 변집견은 유신견의 대상이 되는 아我와 아소我所에 대해 단멸 또는 상
             주라는 이분법적 사유에 집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는 실체가 있고

             영원히 존재한다’는 상견常見과 ‘나는 실체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는 단견斷

             見에 집착하는 것이다. 존재의 중도성이라는 실상을 통찰하지 못하고 극단
             적 견해에 빠져 희론戱論에 놀아나는 것이 변견이다. 극단에 치우친 변견
             은 “마음이 중도에 머물거나[處中]과 번뇌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해하는 작

             용[障處中行出離為業].”을 한다.

               사실 『백일법문』에서 강조하는 불법의 핵심은 중도설이다. 변견은 중도
             를 버리고 유무有無, 단상斷常과 같은 극단적 사유에 목매다는 것이다. 현
             실을 돌아봐도 사람들은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 등 온갖

             이분법적 사유에 빠져 대립하고 갈등한다. 성철 스님은 모든 이분법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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