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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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조성된 양산 통도사 현왕탱화(사
진 2)와 안성 칠장사 원통전 현왕탱
(사진 3) 그리고 호림박물관 소장의
현왕탱(사진 4)과 동국대박물관 소장
의 경국사 현왕탱(사진 5) 등을 언급
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다솔사 현
왕탱과 경국사 현왕탱은 관련 권속
이 모두 등장해 장관을 이루며, 칠
장사 원통전 현왕탱은 통도사 현왕
탱과 유사한 형식을 보이나 현왕의
시선이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 점이
사진 4. 호림박물관소장 현왕탱. 다르다. 이와 같이 현왕은 오른쪽
또는 왼쪽을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 호림박물관 현왕탱의 현왕은 엄정한 표정으로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권
속들도 좌우가 대칭되도록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이들 가운데 통도사 현왕탱화는 권속들의 배치가 의식문과 관련하여 읽
어내기가 용이하여 함께 살펴보겠다. 즉 채색의 경향은 붉은 색을 주조색
으로 하여 녹색과 청색이 적절히 가미되어 시각적으로 명쾌함을 주고 있으
며 선과 채색이 단정하여 격조 높은 화격畫格을 보여 주고 있다.
중앙의 현왕 여래는 수묵으로 민화풍의 산수가 그려진 병풍을 배경으로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계신다.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3일째 되는 날
올리는 현왕재의 본존으로 정의를 지키는 법왕法王이다. 『대일경소大日經疏』
에는 “일체 중생의 명근命根을 끊는다.”고 하였다. 명근이란 무시무종無始無
終의 번뇌를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현왕 여래의 좌측에는 대륜성왕이,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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