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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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사천 다솔사 현왕탱.
망자를 위해 올리던 현왕불공이 사라지게 됐고, 동시에 현왕과 현왕탱화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신행적 효용성을 체
감할 수 없게 되고 정서적으로도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고찰이나 대찰을 참배하면 거의 빠짐없이 현왕탱화가 모
셔져 있었다는 점은 과거 우리의 삶에서 생·로·병·사 가운데 특히 질병과
죽음과 관련하여 중요한 가르침을 주는 존상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이러
한 현왕에 대한 교의적 근거는 몇몇의 경전을 통해 확인 또는 유추할 수
있다. 성불 후의 명호名號를 ‘보현왕 여래’라 한 것은 『석문의범釋門儀範』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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