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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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는 전륜성왕이 시립
해 있다. 대륜성왕은
현왕 여래에게 망자의
일체 업業을 펼쳐 보이
며, 전륜성왕은 악을
위엄으로 굴복시키고
참회를 마친 자는 다
시 선계善界와 인연을
지어준다.
좌우 협시 옆에는 명
계冥界의 일을 총괄하
사진 5. 경국사 현왕탱.
는 소임을 맡은 판관 2
위가 망자의 모든 삶[業]이 기록된 문서를 관장하는 녹사 2위가 시립해 있다.
역시 2위의 사자는 망자의 영가를 현왕전에 데리고 오는 역할과 아울러 현
왕의 모든 부름에 응하여 부촉 받은 일을 수행한다. 현왕 여래의 바로 옆에
는 녹색 주머니를 든 동자와 쟁반에 천도를 받쳐 든 동자가 시립해 있다. 녹
색 주머니는 부귀를, 천도는 수명을 상징하는데 이는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
고자 하는 현왕 여래의 덕을 상징한다. 병풍 좌우에는 불보살의 덕을 표시
하고 법요의 설법을 상징하는 번幡을 든 동자가 각 1위씩 시립해 있다. 현왕
여래를 중심으로 원형의 군도 형식을 취하는 통도사 현왕탱화(사진 2)는 각
존상의 표현이 자유롭고 동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특히 현왕의 여러 권능
을 통해 삶과 죽음이 단절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는 가르침을 일깨워 주
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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