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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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제2호에는 제4장 석존의 출가(19단락), 제5장 석존의 고행(27단락)이, 제
          3호에는 제5장의 28-39단락, 제6장 석존의 성도(16단락), 제7장 석존의 설
          법(10단락)이 수록되었다. 이렇듯 미완으로 끝난 <석존전>은 1927년 5월 간

          행된 『불교』 제35호에 4·4조 가사 <석존일대가>로 재창작되었다. 불교가 합

          리적 종교로서 탐구의 대상이 되며, 교주의 일대기 기술에서도 신이함을
          배제하고 위인 석가의 일대기를 합리적으로 제시하려는 경향은 근대불교
          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일본의 율격에서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 크게 유행한 7·5조 음수율의 창가조로 재창조한 것은 근대불교

          학의 문학적 재현으로서 의의가 있다.


          선 혹은 공안公案 소설의 창작(사진 5. 양건식의 소설 <아의 종교>, 3호)




           양건식은 ‘소설’ <한일월閒日月>과 <아我의 종교宗敎>를, 이능화는 ‘소설’ <수
          월연水月緣>을 발표하였다. 이들 소설은 본격적인 문학적 평가를 받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나,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한일월>을 보면, 당 현종 대에 호남지방 담주潭州의 대위산大潙山에 백

          장 대지百丈大智의 제자 영우靈祐 화상이 있어 6백 제자를 거느리고 독특한
          종법을 선양하였는데 이름 대신 ‘위산’이라 부른다. 그 위산과 별명이 유철
          마劉鐵磨인 비구니 제자와의 법거량 일화를 소설식으로 표현하였다. 공안

          이나 법거량을 소재로 구성한 일종의 선禪 소설의 성격을 보여준다.

           <아의 종교>도 위와 같은 성격의 짤막한 소설이다. 당 말엽의 포대布袋
          화상을 대상으로 하여 외모, 행동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함께 사람의 미
          래 운명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음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포대화상이 늘 메

          고 다니는 포대 주머니布囊를 하나의 공안으로 보고 그 종교적 의미를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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