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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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것은 공간의 거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광속이
             일정하면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공간도 달라진다.



             뉴턴역학의 시공간      뉴턴역학에서는 관측자의 운동 상태와 상관없이

             모든 관측자와 모든 사건이 동일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한 사람에게
             과거인 사건은 다른 사람에게도 과거이고, 한 사람에게 미래인 사건은 다
             른 사람에게도 미래다. 한 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난 두 사건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동시에 일어난다. 물체의 속도는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물체의 길이는 이와 상관없이 일정하다. 운동 상태와 상관없이
             모두가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산다.
               이는 관측자와 상관없이 설정된 시공간이고, 우주 전체가 존재하지 않

             더라도 주어진 시공간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가고 관측자가

             없이도 흘러간다. 1차원 절대시간이다. 공간은 우주의 구성물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주어진 3차원 공간이다. 3차원 절대공간이다. 우주와 상관없이
             주어진 1차원 시간과 3차원 공간 위에서 고전역학의 세계가 펼쳐진다.




             특수상대성 이론의 시공간      특수상대성 이론에서는 관측자에 따라
             두 사건의 선후 관계가 바뀌기도 하고, 한 사건의 발생 시간을 두 관측자
             가 서로 다르게 관측하기도 한다. 빠르게 운동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천천

             히 흘러가고 공간은 수축한다.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계와 자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모든 존재자와 모든 사건에 똑같이 적용
             됐던 뉴턴의 절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여기서 무너진다.
               우리는 똑같이 주어진 하나의 시공간에서 사는 게 아니라,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각자의 시공간space-time에서 살고 있다. 이는 칸트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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