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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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법문을 물으면 항상 말씀하였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천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도 떠드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상에서도 가장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은, 오로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잘나지 못함을 자각하는 만큼 그 사
          람의 인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잘나지 못함을 철저히 깨달아 일체를 부처님과 같이 섬기게 되

          면, 일체가 나를 부처님과 같이 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낮고 낮
          은 곳이 자연히 바다가 되나니, 이것은 일부러 남에게 존경을 받으려는 데
          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을 생각이 있으면

          남이 존경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내 몸을 낮추고 또 낮추어 밑 없는 곳까지 내려가니, 나도 모르는 사이
          에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더라.”

           공자孔子가 노자老子를 보러 가니, 노자가 말했다.

           “그대를 보니 살과 뼈는 다 썩고 오직 입만 살았구나! 큰 부자는 재산을
          깊이 감추어 없는 것같이 하고 어진 사람은 얼굴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
          석은 사람과 같이 하나니, 그대의 교만한 행동과 도도한 생각을 버려라. 무

          엇을 알기에 그렇게 잘난 척하는가?”

           공자가 듣고 크게 탄복하며, 노자를 “용과 같다.”고 하였다.
           노자가 또 공자에게 말하였다.
           “내 부탁하노니 누구든지 총명한 사람이 그 몸을 망치는 것은 다 남의

          허물을 잘 말하기 때문이니, 부디부디 조심해서 남의 나쁜 것과 그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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