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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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식물이 되었습니다.
               모란은 나무에 피는 작약꽃이니 훨씬 더 아름답고 귀한 꽃입니다. 모란
             이 십 수 년을 자라면 사람 키만큼 자라고 수백 송이의 꽃이 핀다고 합니

             다. 그처럼 화려한 모란은 보지 못했지만 몇 송이 모란만으로도 충분히 행

             복합니다.
               측천무후가 모란을 좋아했고, 후대에는 양귀비를 모란에 비유하기도 했
             습니다. 구양수는 천하의 진정한 꽃은 오로지 모란뿐이라고까지 예찬했습

             니다. 당나라 수도 장안에서는 봄이면 모란을 보기 위해 성을 비울 정도

             로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갔다고 합니다.
               유독 우리나라에는 모란꽃에 향기가 없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 줄 압니
             다. 왜 그럴까요? 교육이 잘못 되었기 때문입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에 모란에 대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보다 더 사실에 가깝다고 여겨

             지는 『삼국사기』 선덕왕 본기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우리
             는 흔히 ‘선덕여왕’이라고 부르지만 공식 명칭은 ‘선덕왕’입니다.



                모란은 향기가 없을까


               “선덕왕이 즉위하였다(632년).
               왕의 이름은 덕만으로 진평왕의 장녀고, 그 어머니는 김씨 마야 부인이다.

               덕만은 성품이 너그럽고 어질며, 사리에 밝고 민첩하였다. 그런데 진평

             왕이 아들이 없이 돌아가자, 나라 사람들이 덕만을 임금으로 세우고 성조
             황고라는 칭호를 올렸다.
               전왕(진평왕) 때에 당나라로부터 얻어온 모란꽃 그림과 꽃씨를 덕만에게

             보이니, 덕만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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