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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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신중탱화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
             다. 첫째. 1753년에 조성된 선암사 대법당 ‘제석탱’(사진 2)과 같이 제석천,
             대범천을 중심으로 한 탱화이다. 제석은 도리천의 선견성에 주하며 여러

             신중 및 사천왕을 권속으로 거느리고 불법을 수호하고 부처님으로부터 법

             장호지法藏護持의 부촉을 받은 으뜸 신중의 한 분이다. 제석탱화라고도 하
             는 이 불화는 권속을 제석의 주위에 배치하는데, 그 형상은 보살형 혹은
             왕의 모습으로 표현되며 무장武裝을 한 신장도 포함된다.

               둘째. 제석천과 대범천 위태천신[童眞菩薩]을 중심으로 한 신중탱화이다.

             이 탱화는 3위의 중심 신중을 주축으로 권속들이 배치된다. 이 탱화는 구
             도적으로 이중 구조를 이룬다. 제석과 대범천을 중심으로 한 천신을 위쪽
             에, 위태천신을 중심으로 한 금강신장을 아래쪽에 배열한다. 대범천은 일

             반적으로 범천, 범천왕, 대범천왕으로 불린다. 신중탱화에서 범천은 제석

             천의 도상과 같은 보살형으로 표현되나, 이마에 눈이 세 개인 삼목三目으
             로 표현된다는 점이 제석천과 다르다. 도상상의 이런 특징은 고려불화 이
             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켜져 내려 왔다.

               셋째. <사진 3>에서와 같이 위태천신을 중심으로 한 신중탱화이다. 이

             경우는 두 번째 유형과 존상의 숫자에서 차이가 있지만 존상의 배치원리
             는 다르지 않다. 위태천신韋駄天神은 4부四部의 근심을 덜어주고 3주三洲를
             옹호하며, 위타장군韋陀將軍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동진 보살’이라

             고도 한다. 이 탱화는 위태천신을 중심으로 좌우상하에 팔부신장八部神

             將과 십이지신장十二支神將 등 신장만을 묘사하는 까닭에 신장탱화神將幀
             畵라고도 한다.
               넷째. <사진 4>의 해인사 대적광전 104위 신중탱화와 같이 대예적금강

             신大穢跡金剛神을 주축으로 한 탱화이다. ‘104위 신중탱’은 ‘124위 신중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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