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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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 소개되는데, 이는 신중의 권속까지 포함해 말한 것으로 104위 신중
          이라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하겠다. 지혜의 불길이 호위하는 대예적금강
          은 일체의 악을 제거한다. 전체 화폭의 3분의 1을 이 금강신이 차지하고

          좌측에 제석천, 우측에 대범천, 아래에 위태천신을 배치하며 주위에 성

          군星君·명왕明王·천녀天女 등이 묘사된다.
           신중은 중단中壇 신앙으로 다양한 유형의 신중탱화가 조성되었다. 구체

          적인 존상의 의미와 권능을 조선후기에 조성된 송광사松廣寺 대지전大智殿
          (사진 3)의 신중탱화를 통해 살펴보자.

           네 가지 유형 가운데 세 번째에 속하는 대지전의 신중탱화는 상부에 대
          범천왕과 제석천왕이 나란히 합장하고 있다. 대범천왕은 ‘범천권청梵天勸請’
          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우주의 생성을 주관하며 제석천왕과 함께 불법

          을 수호하는 대표적인 천부의 주존이다. 제석천왕은 강한 힘의 신들 가운

          데 제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석존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범천과 함
          께 설법을 요청했다. 제석천왕은 수미산 정상의 도리천忉利天을 주관한다.
          바수루나 천자波數婁那天子를 좌左 보처로, 이사나 천자伊舍那天子를 우右

          보처로 하며 부처님의 감화를 입어 불교에 귀의한 뒤 정법을 수호하고 부

          처님과 그 제자를 옹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도리천은 불교 28천 중 욕
          계欲界 6천의 제2천에 해당된다. 지상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고 하늘 세계
          에서는 아래에서 두 번째 되는 곳이다. 중앙의 선견성과 주변의 32성을 합

          친 33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천상계를 33천이라 한다.

           마장을 물리치는 제석천왕은 중앙의 선견천善見天에 머문다. 대범천왕 옆
          에는 번뇌의 열을 식히는 청량한 빛을 가진 ‘월궁 천자’가 있고 그 옆에 천녀
          천동 두 분[二位]이 시립해 있다. 제석천왕의 옆에는 어둠을 지우는 새벽의 모

          습으로 인간에게 부富를 가져다 준다는 ‘일궁 천자’와 옆의 천녀 그리고 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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