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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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으로 불교적인 색채가 얕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의 다양한 탐구를
통해 우리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게 한다는 점에서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
지역의 발견
김경봉(金鏡峰, 1892-1982)은 당시 천성산 내원암 주지로 「양산梁山의 신금
강新金剛」(3호)을 발표하였다. 그는 양산 천성산千聖山을 남쪽에 있는 금강
산으로 명명하고 그 구비구비 아름다운 산세와 지명, 89암자 등을 하나하
나 모두 금강의 그것에 비유하며 경물을 찬탄하며, 자연경물이 인간 심리
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였다.
이 글을 미리 접한 잡지 기자는 「신금강新金剛 발표에 대야」(1호)에서
천성산에 화상의 위대한 인격이 표현된 것으로 평가하고 감동의 마음을
토로하였다. 이는 단순히 양산 천성산이라는 경관 좋은 한 장소의 소개
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발길이 닿고 눈길이 머무는 그곳을
금강산으로 치환함으로써 장소에 대한 애호를 표출하고 그곳이 세계의
중심임을 천명한 의미가 있다. 물론 그곳에 서 있는 나 자신은 세계의 중
심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외에 영축사문의 <운문사雲門寺의 반송盤松이라>(2호), 축림인의 <석
남사石南寺까지>(3호)는 다른 글들과 다르게 유려한 문체로 지역의 명소
이자 수행공간을 답사한 기록을 담아낸 수필로서 잡지의 지역성을 강화하
는 성격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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