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P. 95
2021. 6. 9. 불교학술원 아카이브 - 불교학술원 아카이브
동이 희열과 안도를 느꼈다는 내
용이다. 우의적이고 상징적인 이야
기를 낭만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특기가 잘 드러나 있는 흥미로운
번역소설이다.
호관濠觀(박병호)의 <혈가사>(4,5,
6호, 『조음』 1호)는 미완으로 끝난 추
리소설이다(사진 5). 흥미로운 이
작품은 1926년에 울산에서 두 권
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한국추
리문학사상 초기의 작품으로 평
가받고 있다. 『축산보림』에는 본격
취산보림(鷲山寶林) / 鷲山寶林第五號 - [00008_0005_0032_b]
적인 전개에 앞서 경성 남산공원 사진 5. 박병호의 소설 〈혈가사〉(5호).
Copyright© Dongguk Univ. All Rights Reserved.
이라는 공간적 배경, 이 협판의 딸
https://kabc.dongguk.edu/viewer/view_print?itemId=ABC_BM&volId=ABC_BM_00008_0005_T_001&imgPath=%2Fdata%2Fimage%2FABC_BM… 1/1
이숙자와 안동에서 올라온 고학생 권중식이라는 등장인물을 소개하였고,
본격적인 사건의 발생, 즉 남산공원에서 죽은 남자를 발견하는 장면까지
전개되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기존 양반의 후예인 친일 귀족의 양태를
폭로하는가 하면, 재산을 몰수당한 가족을 통해 나라 빼앗긴 조선의 현실
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혈가사>의 경우 개연성 있는 스토리에
사실성 있는 인물 묘사로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로 평가받았지만, 작가가
스토리에 개입하며, 우연과 비약에 의해 사건이 전개되는 점은 한계로 작
용한다.
『축산보림』의 소설은 1910년대 불교잡지에 소개한 어느 소설보다 흥미로
운 소재와 인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이는 상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