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P. 108

사진 1. 자비선사 차선실 현판.




          선禪은 말과 생각을 떠나는 것으로, 미세한 영상이나 생각을 용납하지 않
          는다. 여기서의 색향미 한마음차나 공양차는 먼저 명상冥想을 통하여 마
          음을 정화시킨 후, 말과 생각을 떠나는 선禪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이른다.

           빛깔[色]은 탐욕, 향기는 성냄, 맛은 어리석음과 관계가 있다. 색향미 한

          마음 차선은 탐욕을 남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바꾼다. 또한 남을 해치는
          성내는 기운을 한없는 자비심으로 변하게 하는데, 차향기의 미묘함을 명
          상함으로써 이에 이를 수 있다.

           어리석음은 ‘차맛’이 변해가는 순간순간을 알아차려 고정관념을 타파함

          으로써 극복되는데, 이렇게 하여 차맛에 대한 무지를 지혜로 전환한다. 이
          지혜가 또한 차맛이 조건에 의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임을 알게 하여 차
          맛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無常], 독립된 실체가 없으며[空], 맛을 조절하는

          주체가 없음[無我]을 알게 한다. 무상無常, 무아無我, 공空을 자각하기 시작

          하면 차맛에 대한 무지가 온전히 타파된다. 나아가 확고부동하다고 생각
          되는 몸과 대상에 대한 무지도 버리게 된다. 왜냐하면 무상, 무아, 공은 차
          맛에만 한정되는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106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