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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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모든  정신적  물질적  현상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차 맛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에 무상無常하며, 독립

             된 실체가 없기에 공空이며, 자아自
             我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에 무아無
             我인 것을 자각한다.
                                                 사진 3. 맛은 차 혀 마음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
               차  맛에는  고유한  어떠한  실체도

             없음을 아는 것, 즉 무미無味의 맛을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님께서 강조하신 것은 처음의 차 맛이 변하여
             맹물 맛이 될 때, 그 맹물 맛을 무미의 맛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순간순간 변화는 차 맛 속에 차 맛의 실체가 없는 무미의 맛을 알아차려

             야 한다. 이렇게 무미의 한 맛을 바다의 한 맛과 같음을 연상하면서, 생각
             과 몸의 현상과 밖의 모든 형상들이 무미의 맛처럼 무실체임을 꿰뚫어 보
             고 아는 것이 스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요체要諦이다.

               또한 무미의 한 맛을 분명하게 체험했을 때 또 다른 한 맛을 만나는 경

             계에 도장 찍듯이 해보면 모두 무미의 한 맛으로 변하니 무미의 맛 하나로
             관통하는 ‘일미차一味茶’가 된다. 즉, 모든 사물과 그에 상대하여 일어나는
                                    3)
             정신작용이 마치 인드라망 의 그물처럼 상호의존하고 있음이 확연해지고
             동시에 평등해진 하나의 맛으로 관통됨을 체험하게 된다.





             3)  인드라망Indra網은 제석천의 궁전에 무구한 구슬로 만들어진 그물을 말하며, 그 그물은 한없이 넓고 이
               음새마다 구슬이 있는데 그 구슬들은 서로를 비출 뿐만 아니라, 그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우리가 살
               아가는 인간세상이 스스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가 연결되어져 있으며 서로 비추고 비추
               는 밀접한 관계 속에 있는 것에 비유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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