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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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영지.
를 타파하고 올바른 세상과 나라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강한 정신의 소유
자는 바로 매화와 같은 덕과 품성을 지닌 사람이다. 그리하여 중국 남송南
宋의 시인 석호石湖 범성대范成大(1126-1193)는 「범촌매보范村梅譜」에서 천하제
일天下第一의 꽃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조선 초기의 강희안姜希顏
(1418-1464)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소나무, 대나무, 연꽃, 매화를 최고로
평가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매처학자梅妻鶴子로 유명한 북송의 시인 임포林逋(967-1028)
를 들 수 있다. 그는 매화와 학을 처와 자식으로 삼아 항주杭州 서호西湖 옆
에 있는 고산孤山에 방학정放鶴亭을 짓고 은거하며 학문을 즐겼으니, 그 후
조선의 선비들도 이런 진정한 군자의 삶을 경모하고 그의 시를 찬탄하곤 했
다. 유명한 그의 절창 ‘산원소매山園小梅’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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