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P. 141
* 『고경』 제100호 | 거연심우소요 10 |
『 』 제100호 | 거연심우소요 居然尋牛逍遙 10 | 봄날에 경남 하동군 화개마을로
하동 지리산 칠불사
가는 길이란 매화를 보러 가는 길이
다. 요즘은 길을 따라 매화를 일부러
심어 매화 길을 만들어 놓고 관광객
가락국 일곱 왕자 수행 을 끌어들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생겨
근세 계맥·차선 시원 나고, 꽃 축제를 즐기는 수준에서 매
地異靈山含龍舟 화가 피어 있는 강 언덕길이나 산 아
七佛渡衆於影池 래 매화 밭을 찾아 가는 일이 흔하게
볼 수 있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가
멋쩍기도 하다. 매화구경으로 사람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 인산인해로 몰려들고 매실주를 마
시고 매화꽃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주
차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니 매화
가 사람에게 시달리는 시절이 되었다.
그러나 탐매의 의미는 이와 다르다.
매화는 한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이
겨내고 이른 봄에 봄소식을 전하는
꽃이기에 불의不義와 위무威武에도 굴
하지 않고 세상을 바로 세우려는 선
비 지사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그리
고 온갖 세파世波와 진애塵埃에도 물
들지 않고 깨끗하고 청아한 품격을 지
정종섭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 키는 지식인의 삶을 상징한다. 그리하
대 법과대학 학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헌법학 원론』 등 논저 다수. 여 천하의 지식을 궁구窮究하고 불의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