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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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니 이성을 상실하고, 자연 탈선행위를 하게 되지요. 그 근본 원
인을 보면, 서양의 물질문명을 너무 맹종하기 때문이지요. 아무래도 정
신문명에 있어서는 동양이 서양보다 수승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이 병을
고치려면 전통적인 동양의 정신문화를 새로 복구시켜 정신이 위주가 되
어 물질을 지배해야 합니다.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면 인간은 자기를 상
실하고 완전히 동물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약육강식 그대로
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참으로 바른 생활을 하려면 물질문명을 배제한다기보다
는, 물질이 없으면 살지를 못하니까, 동양의 정신이 주가 되고 물질이 종이
되어 따라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있습니다. 서
양 문명에서도 물질이 발달할수록 인격은 더 상실되고 동시에 악행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유념해야 됩니다.
그렇게 되는 그 근본책임은 어디에 있느냐 할 때, 나는 정신적인 지도 역
할을 맡고 있는 종교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살인, 강도 등 범죄가 있다면
범죄를 저지른 그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정신적인
지도책임을 맡고 있는 종교인이라는 사람들이 참다운 지도를 하지 못하고
참다운 행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근본책임이 종교인에게 있다고 생각
합니다.”
✽ 그렇습니다. 어떤 현상이나 독립된 현상만이 아니고 사회 구조적인 모순에
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저희들 자신이 종교인이기 때문에 종교인
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인에게도’가 아니지요. ‘에게도’가 아니고, 실제로 책임은 근본 책임
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 종교인이란 정신을 지도하는 근본책임을 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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