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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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니, 예전 스님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 ‘극중한 죄인은 내가 아니고 누구
냐?’고 했습니다. 종교인 자체다, 그 말입니다. 그러니 여기 종교인이라는
사람, 성직자라는 사람부터 근본 자세를 바로잡아서 참다운 정신적 지도
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위의 정신적 지도부터 잘못되었다고
하면 밑에서 지도 받은 사람이 잘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그러니 근
본책임을 맡은 종교인, 성직자인 우리가 참회해야 한다고 봅니다.”
✽ 이것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만, 물질적인 부를 인간의 행복으로 여기던 가
치관, 즉 물질적인 척도로서 인간의 의미를 재려던 생각은 이제 점차 빛을 잃
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현대인이 의지할
가치 의식은 무엇입니까?
“인간의 근본 가치는 인격에 있는 것이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
못된 가치관을 바로잡으려면 근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부터 회복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본래 인간은 절대적 존재입니다.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능
력을 가진 절대적 존재입니다. 그런데 물질 만능에 그 존엄성이 묻혀서 인
간 가치를 상실해 버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깨끗한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은 본래 깨끗해서 아
무 티끌도 없는 것인데, 먼지가 잔뜩 앉을 것 같으면 본래의 작용을 못 합
니다. 즉 거울 본래의 근본 역할을 상실해 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본래의 깨끗한 거울, 때 묻지 않은 거울로 복구만 시키면 모
든 것이 다 해결됩니다. 그렇게 하려면 먼지를 닦아내야 합니다. 먼지만 닦
아내면 그만이지 거울을 딴 데 가서 구할 것도 없고, 또 찾을 필요도 없습
니다. 마찬가지로 본래 깨끗한 인간의 절대성, 인간 존엄성을 복구하는 것
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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