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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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회복이란 본래의 청정한 인간으로 돌아가자는 뜻이지요?
“그렇지요. 본래의 청정한 인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지 무슨 새로운 인
간을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본시 깨끗한 거울을 두고 어디 가서 새로운
거울을 만들겠습니까? 거울에 낀 먼지만 닦아내면 됩니다. 그러면 본시 거
울 그대로입니다.”
✽ 세계의 많은 학자들, 특히 토인비 같은 역사가는 현대 문명의 해독제로서
불교사상을 크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이야
말로 인류 구제의 길잡이라고 말합니다. 불교의 근본 사상은 무엇이며, 또 그
것이 오늘의 인류에게 기여하기 위하여 불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
하십니까?
“그거 좋은 말씀입니다. 내가 무슨 불교를 잘 안다고 자처할 수는 없지
만 내가 아는 한도에서 말하자면, 불교의 근본사상은 중생이 본래 부처라
는 데 있습니다. 중생이 본래 부처다, 그리고 현실 이대로가 극락세계다,
현실 이대로가 절대다, 여기에 우리 불교의 근본이 서 있습니다. ‘성불한다.’
고 하여 중생을 부처로 만든다고 하는 것은 실은 방편설입니다. 중생을 부
처로 만든다는 것은 부처 아닌 중생을 부처로 ‘변하게’ 만든다는 것이 아닙
니다. 중생이 본래 부처고, 현실 이대로가 절대고, 현실 이대로가 극락세
계다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중생이 본래 부처인 이것을 바로 보고, 현실이
본래 절대 극락세계인 이것을 바로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우리가 ‘중생, 중생’, ‘사바세계, 사바세계’ 하는가? 내가 늘 비
유로써 말합니다. 대낮에 광명이 우주에 충만하게 쏟아져도 눈먼 사람은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설사 눈감은 사람이 광명을 보지 못해도 광명은 변
함이 없습니다. 언제든지 해는 떠서 온 우주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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