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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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적인 것이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조직적으로 하더라도 비밀결사를 하듯이 쥐도 새도 모르게 하면 참말
          로 남을 도울 수 있겠지요.”




          ✽ 말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그 선한 일 자체도 부자유로 얽을 수 있다는 것입
          니다. 쇠사슬만이 사슬이 아니고 황금사슬도 사슬이 된다는 것입니다. (법정 스

          님이 부연 설명을 했다.)
           “그렇지요. 황금사슬도 사슬이지요. 참으로 남을 돕는 사람은 아무 말

          안 하고, 오히려 남이 볼까 두려워합니다. 좋은 일이라도 남이 알게 하면
          위선자가 됩니다. 그래서 남모르게 도우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합니
          다. 이게 보살정신의 기본입니다.

           또 하나 조건이 있습니다. 남을 도와줄 때 불쌍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간의 가치란 누구나 똑같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면 다리 없는
          사람, 코 깨진 사람, 눈먼 사람도 있어 다 다르지만 사람의 속은 똑같은 겁
          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불쌍한 생각을 한다면 저쪽 인격을 무시하는 겁

          니다. 남을 도우려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하지,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칩니다.”


          ✽ 고민하는 현대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치관의 혼돈 속에 갈피를 못 잡

          고 있다고나 할까요. 현대인들에게 삶을 위한 법문을 주시지요.

           “그거 별거 아닙니다. ‘내가 사람이다’하고 생각하면 모든 고통이 없어질
          겁니다.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의 본분을 지켜야 하거든요. 개, 돼지 같은
          짐승처럼 날뛸 수 없다는 말입니다. 개는 똥만 보면 뛰어가지요. 사람도 물

          질만 보면 쫓아가는 이들이 있어요. 뭐 다를 게 있습니까. 욕심의 노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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