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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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신문 다 봅니다. 인쇄 안된 내 신문 늘 보지요. 시자들이 오려서
             오는 불교 관계 기사도 보고. TV도 있어요. 뭘 보냐하면 불교 성지 등을
             테이프로 봅니다. 카메라도 있어요. 놀러오는 어린이들을 찍어주곤 하지

             요. 나는 어디 가든지 사람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데 꼬마들은 눈에 쏙 들

             어옵니다. 꼬마들이 내 친구예요. 노래도 부르고 춤도 함께 추지.”


             ✽ 요즘도 불쌍한 어린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미혼모들이 버리는 경우도 있

             고. 갈 곳이 없는 노인들도 적지 않은 것 같구요. 불교계에서 이들을 돌봐줄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사회 복지 운동을 편다면 큰 효
             과가 있지 않겠습니까?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남을 돕는 것을 알게 하면 안돼요. 모르게 모르

             게 해야 합니다. 남이 알게 하는 것은 자기 선전에 불과해요.”



             ✽ 보충설명을 안 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이 덧붙였다.)
               “불교의 사회봉사가 다른 종교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금강경』이나 반야

             사상 같은 데서 어떠한 선한 일을 하더라도 아무 자취 없이 하라고 강조합

             니다. 그것을 상相이라고 하는데 생각의 자취마저 남기지 못하도록 합니다.
             내가 선한 일을 하려고 생각했다면 벌써 보살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기독교 단체에 비해 불교가 미온적인 것 같지만 제가 알기로는 남들 모

             르게 좋은 일을 하는 불교 신자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도

             소나 고아원, 양로원 같은 곳에 정기적으로 가는 단체도 있습니다.”


             ✽ 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

             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말씀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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