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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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동물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없지요. 사
             람들이 욕심을 없애면 바로 이곳도 극락입니다. 사람이면 ‘사람’을 발견해
             야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천지간天地間에 ‘사람’이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나는 사람이다’ 하고 살아야지요.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렇게 산다면 뭐 걱정할 게 있겠습니까. 그러려면 자기 자신을 보는 눈이 날
             카로워야지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법칙因果法則이란 무엇입니까?

               “인과법칙이란 우주의 근본 원리입니다. 불교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지
             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이,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
             과惡因惡果가 나지요. 남을 위해 기원하면 나를 위한 것이 되고, 남을 해치

             면 결국 나를 해치는 게 되는 겁니다. 생태학에서도 그렇다고 할 겁니다.

             농사에서도 그렇지요. 곡식이 밉다고 곡식을 해쳐보십시오. 누가 먼저 배
             고프겠어요.”



             ✽ 스님의 좌우명 같은 것도 듣고 싶습니다.

               “내가 무슨 좌우명이 있겠습니까. ‘차나 한 잔 마셔라.’는 것으로 좌우명
             을 삼지요. 차란 불교 안 믿는 사람도 마시지 않습니까.”



             ✽ 스님, 차 한 잔 마시고 다들 정신을 바짝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른 아침

             부터 장시간 귀찮게 굴어 죄송합니다. 좋은 말씀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1984년 3월17일 법정 스님, 조선일보 안병훈 편집부국장·인전길 문화부장·서희건 기자와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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