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고경 - 2021년 8월호 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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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분명히 탑이 맞다.
           이전의 수리에서 원래 모임지붕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복원은 그렇게
          하였지만 소실 당시에는 팔작지붕이었으며, 용마루의 중앙에는 탑의 상징이

          라 할 수 있는 상륜이 없었다. 이렇듯 쌍봉사 대웅전은 탑이라고 볼 수 있

          는 전형적인 특징과 탑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탑도 전각도 아니거나 탑이면서 전각이거나




           이제 쌍봉사 대웅전(사진 7·8)을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보기에는 많은 문
          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여기서 그치면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그
          래서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데, 바로 꼭 필요한 것이 금산사 대장전

          과의 비교이다(사진 9).

           금산사 대장전은 단층으로 정면과 측면이 모두 세 칸인 장방형의 건물
          이다. 다만, 용마루의 중간에 보주처럼 다듬은 큰 돌을 얹고 있는데 다른
          전각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장식이다.

             금산사의 연혁을 적은 기록에 의하면 대장전은 원래 목탑이었지만 중

          수를 거치면서 보통의 전각이 되었다고 한다. 이 기록은 1943년에 적어 늦
          은 기록이라 할 수 있지만 앞선 시기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적고 있어, 그
          이전의 기록을 참고하면서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에서 흥미로운 구절이 있는데 ‘목탑에 불상과 경전을 봉안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탑이라는 본 모습을 망각하고 보통의 전각이 되었다.’는
          부분이다. 당시 사적기를 적은 사람의 생각으로는 금산사 대장전의 변화가
          망각의 결과로 보였던 것이다.

           만약 단순히 망각에 의해 탑을 전각으로 바꾸었다면 용마루에 상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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