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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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돈오이다.”   12)


              “무릇 도를 배우는 이들은 모름지기 불성佛性을 돈견頓見하여 점차

              인연因緣을 닦아 이 생生을 여의지 않고도 해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어머니가 자식을 돈생頓生하여 젖을 먹여 점차
              성장토록 키우면 그 아들의 지혜는 자연히 느는 것과 같다. 돈오하
              여 불성을 보는 것[見佛性]도 이와 같아서 지혜가 점차 늘게 된다.”              13)




           이로부터 신회가 설하는 ‘돈오’에 대한 설명 가운데 “모름지기 이지理智가
          함께 어우러짐을 돈오라 함[理智兼釋, 謂之頓悟]”, “스스로 그러한 것이 돈오
          의 뜻[自然是頓悟義]” 등의 구절은 바로 도생道生이 제창한 돈오의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나 신회의 돈오는 도생이 제창한 돈오와 다르게 철저

          하지 못하다. 돈오의 대표적 구절은 ‘이지겸석理智兼釋’인데, ‘이理’는 ‘소(所,
          대상)’를 의미하고, ‘지智’는 ‘능(能, 주체)’에 해당되며, 그것이 함께 희석[兼釋]
          되는 상태를 ‘돈오’라고 한다.

           다시 말해 설탕이 물에 희석되면 설탕물이 되듯이 주체와 대상이 ‘불

          이不二’의 상태가 되어야 만이 비로소 ‘돈오’라고 칭할 수 있다. 따라서 신회
          가 말하는 “점차 인연을 닦음”과 “지혜가 점차 늘어남”은 ‘돈오’와는 괴리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회는 도생과는 다르게 ‘돈오’의 개념을




          12)  『南陽和尙問答難徵義』(石井本), 楊曾文編校, 『神會和尙禪話錄』(中華書局, 1996年版, p.80), “事須理智兼釋, 謂
            之頓悟; 並不由階漸而解, 自然是頓悟義; 自心從本以來空寂者, 是頓悟; 卽心無所得者爲頓悟; 卽心是
            道爲頓悟; 卽心無所住爲頓悟; 存法悟心, 心無所得, 是頓悟; 知一切法是一切法, 爲頓悟; 聞說空, 不
            着空, 卽不取不空, 是頓悟; 聞說我不着我, 卽不取無我, 是頓悟; 不捨生死而入涅槃, 是頓悟.”
          13)  『菩提達摩南宗定是非論』, 楊曾文編校, 『神會和尙禪話錄』(p.30), “夫學道者, 須頓見佛性, 漸修因緣, 不
            離是生, 而得解脫. 譬如其母, 頓生其子, 與乳, 漸漸養育, 其子智慧自然增長. 頓悟見佛性者, 亦復如
            是, 智慧自然漸漸增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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