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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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어떠신지요?
“불교는 일체가 상주불멸常住不滅이라고 주장하여 종말은 없다고 봅니
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자체는 진여眞如라고 하여 영원불멸입니다. 삼라
만상은 진여대해眞如大海에서 발현되는 것이어서 피상적으로는 천변만화해
도 진여는 불변이며, 따라서 모든 현상도 불멸이지요. 요사이는 자연 과학
에서도 우주의 상주불멸, 질량불변의 법칙을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
연계를 구성하는 에너지와 질량은 불멸, 불변함이 자연계의 기본 원리이
니 자연계가 보존됨은 당연한 결론입니다.
종말론은 인간의 지혜가 어둡던 구시대의 착각이니 지구 종말은 추호도
걱정할 게 없어요. 오직 영원불멸의 이 현실을 바로 보고, 이 거룩한 현실
속에서 인생을 구가할 뿐입니다. 말세론 역시 불변, 불멸의 우주 대법大
法이 억천만 년 전이나 억천만 년 후에라도 조금도 변함이 없이 항상 정
법正法 그대로 있을 테니, 걱정 말고 절대인 현실 생활만 바로 하면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꿈이요, 일체 만사가 원만구족해집니다.”
✽ 한국 불교 혁신에 대한 소신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
“불교의 모든 것은 팔만대장경 속에 갖추어져 있으니, 불교를 혁신한다
하여 팔만대장경 밖으로 나가면 이는 불교가 아닙니다. 불교도의 갈 길은
아무리 탁월한 의견을 가졌어도 각자의 주장은 버리고 오직 부처님 말씀
을 생명으로 하여 부처님 법을 따르는 것뿐입니다. 어느 종교든 교조敎祖의
말씀은 교도에 한해선 절대적인 것입니다. 교조의 유훈을 준수하지 않으
면 교도가 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므로 종교에 있어서는 혁신이란 용
어는 해당치 않으며 복원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을 줄 압니다. 우리 불교도
개교 이후 장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의 위배되는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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