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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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 지리산 쌍계사와 단속사(다음 지도).




          숭복사비를 「사산비명」이라 하여 세상에 널리 알렸다.
           「지리산쌍계사중창기」에는 생몰년이 겹치지 않는 진감(774-850)과 최치
          원(857-?)을 마치 같은 시기의 사람처럼 등장시켜, 유불간의 융합을 쌍계사

          중창의 정당성으로 삼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사

          림士林이 국정 전반을 점차 장악해가던 시기로 불교를 이단이라며 공식적
          으로 배척하던 때였다. 그러나 문정 왕후와 같은 인물로 인해 일시적이나
          마 불교가 중흥되는 아이러니한 시기이기도 하다.

           서산이 존숭하는 최치원은 이미 고려 때부터 문묘에 배향되어 있었는데,

          일부 사림들은 최치원을 ‘부처에 아부한 자’라고 하여 비판하기도 하였다.
           서산이 쓴 「중창기」 내용을 보면 중창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
          다. 그는 쌍계사를 마치 ‘최치원 테마사찰’처럼 변화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쌍계사의 전신인 옥천사 시절부터 중심 사역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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