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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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 법문 청이 오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갔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원 증명법사로 간화선 입문 프로
그램에서 화두법문을 하면서 늘 “성철스님의 『백일법문』이 불교교
리서로는 세계 최고의 책이니 특히 앞부분의 「근본불교」편에서 부
처님 깨달음이 ‘중도연기’라는 것을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
완전히 이해하면 정견이 서서 생사의 괴로움에서 영원한 행복으로
갈 수 있다.”라고 했다. 이렇게 하여 화두와 법명을 준 재가 수행자
가 1천여 명이 넘었다. 2012년 조계사 선림원 증명법사에 추대되어
불교인재원과 더불어 서울 도심에서 재가자들에게 중도 정견과 화
두 참선을 안내하는 데 힘쓰셨다. 특히 『백일법문』 대강좌에는 수
백 석 강의장이 꽉 차서 더 들어갈 수가 없었다.
2021년 8월 29일 홀연히 본래 자리로 돌아가시니 법납 60년, 세수
85세이다.
한국 불교의 유구한 전통인 화두 참선의 진작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신
고우 대종사의 행장을 이렇게 간략하게 정리하고 나니, 대종사님을 더 가
까이에서 친근하게 모시지 못한 것이 애통할 따름입니다. 늦게나마 참회
하는 마음으로 스님의 영전에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지금 백련암 뜨락엔 가을날 아침 햇살이 고요히 퍼지고 있습니다. “원
택스님, 나는 돈오점수주의자요.” 하시며 눈을 부릅뜨시던 봉암사 적명 대
종사와 “성철스님이 주창하신 중도의 돈오돈수가 참 진리요.” 하시던 자
애로운 금봉암의 고우 대종사, 두 선배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홀연히
떠나신 선배님들의 거룩한 모습이 가슴에 찡하게 새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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