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1년 10월호 Vol.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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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상대웅전 내부.


           그런데 주불인 비로자나불의 좌측에 약사불과 대칭되게 아미타불이
          있어야 하는데, <사진 4>에서는 볼 수가 없다. 1973년 실측 조사한 평면

          도(사진 5의 右)를 보면 아미타불의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일

          제강점기 일본인 학자인 오가와 게이키치小天敬吉가 조사한 자료 중 상대웅
          전의 스케치(사진 5의 左)를 보면 특이하게도 아미타삼존(세지-아미타-관음)
          이 좌측벽을 등지고 우측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1777년 「칠갑산장곡사금당중수기七甲山長谷寺金堂重修記」

          의 내용과 일치하는데, 같이 조사된 오가와의 메모에 의하면 아미타삼존
          은 강희 40년(1701)에 조성된 것이라고 하니, 이미 이때부터 상대웅전은 대
          웅전의 형식적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불상의 구성을 갖추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오가와는 하대웅전의 스케치(사진 6)도 남겼는데, 여기에는 불상 두 구가
          봉안되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두 약사불로 조선 후기 약사신앙이 아

          무리 유행했다고 해도 한 건물에 약사불 두 분이 나란히 안치되어[二佛竝
          坐] 있다니 정말 독특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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