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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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불교를 믿더라도 ‘내 마음이 부처’라는 이 근본을 놓쳐버리면 불
          교가 아니라고 남전대장경에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 시대
          에는 그런 방편설도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

          나 시대가 많이 지나갔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지혜도 많이 향상되어서 방편

          설로 불교라는 가게를 차려놓았다가는 밑천도 못 찾는다고 나는 생각합니
          다. 그리고 서양에 불교를 소개하는 것도 이제는 세계적인 조류입니다.



              “불교는 참으로 자기를 계발하는 가르침이다.

              내 마음을 바로 깨치는 가르침이다.
              내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가르침이다.”



           불교는 모든 사람에게 이런 능력이 있으니,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강

          조합니다. 그렇지 않고 부처님께서 횡야설 수야설하신 남산 껍데기, 북산
          껍데기를 대중 앞에 갖다 놓으면 “이거 미친 사람들이로군. 모두 다 정신
          없는 사람들이야.”라고 하면서 대장경에 불을 지르려고 달려들 것입니다.

           사실 요즘 사회인들이 그렇습니다. 좀 지식 있는 사람들에게 어리숙하

          게 방편으로 무슨 말을 하면 “산중에 있으면서 도 닦는 거 맞아?” 하는 표
          정으로 사람을 빤히 쳐다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을 제접할 때면 앉
          을 땐 앉고 설 땐 서서 좀 자재自在하게 되었습니다.

           대개 지식이 좀 있는 사람들에게 정통으로 가슴을 콱 치면서, “당신 마

          음속에 무진장한 광맥이 있으니 그걸 계발해 보시오.” 하면 모두 좋아하면
          서 “옳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수긍합니다. 자신들에게 무진장한 광맥이
          있으니 그것을 계발하라고 하면 좋아하면서 광맥을 캐는 곡괭이를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나는 절 3천 배를 하고 참선하는 화두를 배워 가라고 말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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