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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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화투’ 또는 ‘화
티’라고 하였다. 여기
에는 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
요한 덕목이었다.
조왕탱을 그려 모
실 수 없었던 민간에
서는 부엌의 벽에 백
지를 붙여 조왕신을
모시기도 하는 등 그
형태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모두 불씨를
중요시하는 신앙이
복합되어 있다. 조왕 사진 1. 기림사 조왕탱(20세기 초).
에게 물을 바치는 것은 불을 끄고자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물과 불을 동시
에 다루는 것에서 생긴 것으로 보여진다. 불과 물이 따로따로 조왕을 상징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하튼 부엌은 물과 불을 다루는 곳이고, 따
라서 정화淨化하는 힘도 있다고 믿어져 예전의 풍습 가운데 초상집에 다녀
오는 길에 먼저 부엌에 들르는 습속도 전해 내려온다.
이러한 조왕신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찍이 중국 고대에서도 나타
나는데, 5,6세기 경에 신앙으로써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신앙이
우리나라나 일본 특히 오키나와 등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관련 연구자
들은 말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설과는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신앙이라는 주
장도 있으나 그러한 영향 관계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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