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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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4호 | 불화의 세계 24 |      조왕탱은 부엌의 신인 조왕을 묘
            조왕탱화竈王幀畵
                                         사한 불화로 사찰에서는 주로 공양간
                                         에 봉안된다. 실제로 인류는 보편적

                                         으로 불을 신성시하여 왔다. 조왕은

          공양간을 관장하며                      음식물을 만드는 공간인 부엌을 관장
                                         하며, 그 기원은 불을 다루는 데서 유
          불을 상징하는
                                         래한 것으로 보인다. 부엌은 불을 사
          조왕신竈王神                         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


                                         고, 음식을 만들 때 자연물을 사용하
          이은희 불화가·철학박사                   기 때문에 불과 물을 동시에 사용하
                                         는 곳이다. 그래서 때로는 조왕이 물

                                         로 상징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왕은

                                         원칙적으로 불을 상징하는 신앙이라
                                         하겠다.
                                           과거 민간에서도 불씨를 신성시하

                                         며 이사를 갈 때 불을 꺼뜨리지 않고

                                         가지고 가는 풍습은 모두 불을 숭배
                                         하던 신앙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이은희    위덕대 미술학부 졸업, 같은 대      있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는 부
           학원 박사과정 졸업, 철학박사. 대한민국
                                         엌 부뚜막에 물을 담은 종지를 놓고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한국미술대전 최
           우수상 수상 등 공모전 다수 수상. 단체전       모시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을 ‘조왕
           및 초대전 300여 회. 김해시청 벽화공모
           전, 전통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저서로        보시기’ 또는 ‘조왕중발’이라 하였다.
           『미술실기전서-산수화의 이해와 실기』(공
                                         강원도 화전민촌에서는 부뚜막에 불
           저) 등이 있다. 현재 위덕대 평생교육원에
           서 강의하고 있다.                    씨를 보호하는 곳을 만들어 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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