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고경 - 2021년 12월호 Vol.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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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4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7 |  김천에 있는 수도암과 인현왕후길
            김천 수도암
                                         을 걸으러 갑니다. 비가 예보되어 있
                                         다가 취소되었지만 채비를 단단히 하

                                         고 출발합니다. 성주댐을 지나 무흘
          불풍류처야풍류
                                         구곡 절경을 보며 수도리에 옵니다.
          不風流處也風流
                                         수도리 주차장에서 수도암까지 1시
          수도암 측간의 풍류                     간  정도  올라갑니다.  수도암까지

                                         1.5km 오르막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도 숨이 턱 막힙니다. 천천히, 그러나
          서종택 시인
                                         한 번도 쉬지는 않고 올라갑니다.
                                           수도산(불령산)은 1,317m 높은 산

                                         이고, 수도암은 정상 가까이 1,000m

                                         부근에 있습니다. 1972년 김천 성의
                                         여중고에 교사로 근무할 때 수도암에
                                         처음 와 보았습니다. 당시 공사 중이

                                         던 이 절에서 나무를 한 짐 해 오시는

                                         40대 후반의 법전스님(1926-2014)을
                                         뵈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그 분이
                                         주지 스님이란 것만 알았지 법전스님

                                         인 줄은 몰랐습니다. 72년은 법전스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님이 막 불사를 시작하던 해였고, 수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도암은 퇴락한 조그만 암자에 불과했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습니다.  법전스님은  수도암에  15년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간 주석하면서 가람을 중수하고 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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