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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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茶條 등의 귀한 저서를 남겼다.
“사람이 귀한 이유는 신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뜻이 있어 모였
다가 흩어진 뒤에 서로 잊어버린다면 이는 금수禽獸의 짓이다. 우
리들 18명은 1808년 봄부터 1818년에 이르기까지 형이나 동생같이
모여서 글공부를 하였다.”
사람이 귀하고 금수와 다른 것을 분명히 하여, 삭막한 삶이 차와 함께 풍
요로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일 년에 두 번, 청명이나 한식날과 국화가 필 때 계원들은 다산에
모여서 모임을 행하며 운자韻字를 내어 부賦나 시詩를 지어 연명으
로 적어 유산 에게 보내는 일을 해야 하며, 곡우날 어린 찻잎을 따
6)
서 은근한 불에 말려 잎차 한 근을 만들고, 입하 전에 늦차를 따서
떡차 두 근을 만들어 시詩로 쓴 편지와 함께 부치기로 되어 있다.”
다산은 이렇게 계원의 실천 사항을 적고 있는데, 다신계는 사제師弟간의
끈을 이어가며, 신의信義를 다지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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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새 학기에 필자가 21년간 봉직하던 식품연구원에서 경북 상주에
6) 유산酉山 정학연丁學淵:1783-1859. 다산 정약용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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