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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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모아 사전을 편찬한
             것이 있다. 쉽게 생각하면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를

             생각해 보면 된다. 글씨나

             자수를 쓴 병풍이 유행되
             기도 했는데,  ‘복福’  자와
             ‘수壽’ 자를 백 가지 종류

             로 서체를 달리하여 쓴 것

             이다. 이런 것은 중국에도
             있는데, 이런 글씨가 모두
             근거를 가지는 것인지 아
                                       사진 7. 최치원이 쓴 진감선사비 전액.
             니면 글씨를 쓴 사람이 일

             부 창작하여 다양한 모양의 글자꼴을 만들었는지는 아직 검증해 보지 않
             아서 잘 모르겠으나 이런 것이 고문자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역관 김진
             흥金振興(1621-?)이 유엽전, 새머리로 장식한 조전鳥篆, 벼이삭으로 장식한

             수서穗書, 거북이들을 이은 귀서龜書, 기자전奇字篆, 벽락전碧落篆, 과두서科

             斗書, 고전古篆, 대전大篆, 조적서鳥迹書, 옥근전玉筋篆, 정소전鼎小篆,  용 발
             톱으로 장식한 용과전龍瓜篆, 봉황 꼬리로 모양의 봉미서鳳尾書, 떨어지는
             이슬 모양의 수로전垂露篆, 전도전剪刀篆, 현침전懸針篆, 구슬로 이은 모양의

             영락전纓絡篆, 태극전太極篆, 조충전雕蟲篆 등 38가지의 전서체로 『대학大學』

             을 쓴 『전대학篆大學』이라는 책이 있다. 역관들은 고문자를 모은 자료들을
             가지고 업무에 활용하였던 듯하다.
               혜소화상은 원래 선교를 같이 공부하였지만 당나라에 유학을 하던 중

             40대 초반에 도의화상을 만나 선에 대해 눈이 열였다고 본다. 그리고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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