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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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별의 핵융합과 지구      핵분열은 무거운 원자핵이 이보다 가벼
          운 여럿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이고,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이 결합하여
          무거운 원자핵을 만드는 과정이다. 방사성 붕괴도 우리 주변에서 자연적

          으로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를 과학 장비 없이 확인하기는 불가능하

          다. 이와 달리 핵융합은 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나기는 하지만,
          태양과 별을 통해 낮이고 밤이고 그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태양은 거대한 구 모양을 한 플라스마 상태의 수소와 헬륨 덩어리다. 반

          지름은 지구 반지름 6,000km의 100배 이상이고, 질량은 지구 질량의 33

          만 배여서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9%를 차지한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6
          천 도이고 중심부는 1천5백만 도 정도다. 중심부의 압력은 지구 대기압의
          2천억 배에 이른다. 그 정도의 크기와 질량과 온도와 압력을 갖추었기에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태양은 1천 와트의 전열기 6천억 곱하기 6천억 개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매 순간 우주 공간으로 뿜어낸다. 만일 태양이 석탄과 산소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그 수명은 수천 년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켈빈이 계산한 2,400만

          년보다도 훨씬 짧다. 핵융합이 아니라면 엄청난 에너지를 수십억 년 동안

          방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태양과 별은 석탄을 태우지 않고 수소를 태우
          고 있다.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매초 6억 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바뀐다. 그 자체

          로는 엄청난 양이지만 태양 전체로 보면 지극히 일부분이다. 우리가 아는

          어느 폭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에너지를 내뿜지만, 폭탄처럼 일
          시에 에너지를 내뿜고 사라지지 않는다. 극소수 비율의 수소만 핵융합 반
          응에 참여하면서 일정한 양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전체적으로 잘 제어된

          상태를 아주 오래 유지한다. 이렇게 수십억 년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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