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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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유와 무이다.
취함에 부딪히고 취함에 부딪히기 때문에 유에 의지하기도 하고
무에 의지하기도 한다. 만일 이 취함이 없다면, 마음과 경계를 얽
어매는 번뇌를 취하지 않고 머무르지 않으며 헤아리지 않을 것이
다. 자신에게 괴로움이 생기면 생겼다고 보고 괴로움이 소멸하면
소멸했다고 보아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미혹하지 않으며, 다
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아는 것을 정견이라고 한다. 이
것이 여래가 시설한 정견이니라.
왜냐하면 세간의 발생을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알고 본다면 세간
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요, 세간의 소멸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본다면 세간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이것을 두
극단을 떠나 중도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
다’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순전히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고…
순전히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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