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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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으로 만주로 떠나게 되고, 불교청년총동맹원의 핵심 인물들이 결성하
여 운동을 견인한 비밀조직 ‘만당’도 이 시기에 해체를 결의하게 된다. 이
에 따라 자연스럽게 총동맹의 활동도 급격히 미약해졌고 잡지도 11호로 종
간하게 되었다.
시대에 대한 문학적 응전
『불청운동』에는 다른 불교잡지와 마찬가지로 불교청년들의 시와 소설이
수록되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작품은 김태흡의 소설 <신무대>(4·5합
호), <열혈아>(7·8합호), <개척자>(9·10합호, 11호) 【사진 5】 세 편이다. 소설
의 주인공은 모두 총동맹 운동을 대표하는 전형적 인물이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불교청년회 활동에 이어 불교청년총동맹을 세우고 주도적으로
활약한 주인공이 어떤 경과로 새로운 무대에 등장하였는지, 현재 어떤 도
전 속에서 응전해 나가는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열혈아>는 경성동맹 맹원 병규의 동맹 활동을 소개한 소설이다. 그는
지방으로 낙향하여 한 사찰에서 동맹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방학을
이용하여 두 달 동안 순회 전도를 떠났고, 아내인 정옥은 그사이 사찰에서
어린아이 100명 정도를 규합하여 당시 동아일보가 주창한 브나로드(문맹퇴
치) 운동을 전개하였다. 병규가 순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주지는 물론,
일본 유학생 출신인 감무마저도 그를 사찰 내 경쟁자로 인식하고 동맹운
동을 그만두라고 요구하였다. 부부의 활동으로 인해 사찰이 경찰의 견제
와 감시를 받게 되고 그 피해가 크다는 논리였다. 결국 병규는 그들에게 폭
행당하고 쫓겨나는데, 병규는 본산 산림벌채 금액이 회계상 기록되어 있
지 않은 것을 고발하여 상황은 역전된다. 주지는 주지직을 취소당하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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