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22년 3월호 Vol.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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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회탐수호은(은해사 지장전 벽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아주 오래전에 이 세상에 태어날 이유
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불교에서는 인연因緣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아기를 가지게 된 것도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아기는 어머니 뱃속에서 날이 지나고 달이 지나는 동안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한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아기가 이처럼 어머니의
뱃속에서 변화, 성장하는 동안 어머니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기에 어
머니의 무거운 몸이 큰 산과 같다고 비유하였다. 또한 움직일 때마다 몸을
조심해야 하고, 바람만 불어도 걱정한다. 무서운 것과 좋지 않은 것을 보
면 아기에게 영향이 있을까 봐 걱정할 뿐만 아니라 먹는 것과 입는 것 등
모든 일에 주의하고 조심하며 아기를 위해 어머니는 세심한 신경을 쓰게
된다.
첫 번째 벽화 【사진 1】은 일반적으로 탁자에 기대어 웅크린 어머니의 모
습을 그려서 그런 조심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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