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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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파동이라는 것은 자명했다. 빛이 전자기 파동이라는 사실은 맥스웰
방정식에 의해 이론적으로 설명되고, 헤르츠의 실험으로 확인됐었다.
당시의 이런 배경 지식과 달리, 플랑크는 빛을 양자量子(Quantum)라고
1)
가정했다. 이 가설은 온도와 파장에 따라 변하는 흑체복사의 관측 자료를
완벽하게 설명했다. 빛이 알갱이로 이뤄져 있다는 파격적인 가설이 확증
된 것이다. 여기서 양자역학이 출발하면서 현대물리학이 시작됐다. 새로
운 학문 분야가 열리는 큰 진보가 이뤄진 것이다.
파장이 짧은 빛은 위험하다 빛 양자를 광자 혹은 광량자라고 한다.
영어로는 빛을 의미하는 photo와 알갱이를 의미하는 접미사 on을 합쳐 포
톤photon이라고 한다. 플랑크의 양자가설에 의하면, 광자의 에너지는 ε =
hν 로 표시된다. 여기서 h 는 플랑크 상수이고, ν 는 진동수다. 광속을 c,
빛의 파장을 라 하자. 파동이론에 의하면 이므로, 광자의 에너
지는 가 된다. 이에 따라 광자의 에너지는 진동수나 파장
에 따라 달라진다. 진동수가 높거나 파장이 짧아지면 에너지가 크고, 진동
수가 낮거나 파장이 길어지면 에너지가 작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자기파를 가시광선이라고 한다. 적외선이나 마이
크로파는 가시광선보다 긴 파장의 빛이어서, 광자의 에너지가 작다. 이와
달리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은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의 빛이어서 광자
의 에너지가 크다. 작은 에너지의 광자는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큰
에너지의 광자에 노출되면 유전자가 변형되는 등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
다. 빗방울은 많이 맞아도 되지만 돌멩이는 하나라도 맞으면 다치는 것과
1) 『고경』 21년 10월호에 기고한 대로 양자는 ‘덩어리’ 혹은 ‘알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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