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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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빛은 파동처럼 간섭한다. 그렇다면 빛은 입자인가 아니면 파동인가? 빛
은 광전효과에서 입자처럼 행동하므로 이중간섭 실험에서 파동의 간섭무
늬를 명확히 보인다 해도 빛이 파동일 수는 없다. 빛은 이중간섭 실험에서
파동처럼 행동하므로 광전효과에서 에너지 알갱이를 전자에 전달한다 해
도 빛이 입자일 수는 없다. 그러면 빛은 파동일 수도 없고 입자일 수도 없
다. 파동도 아니고 입자도 아니다.
양자역학의 이중성과 참여하는 관측 빛은 어떤 맥락에서는 파동처
럼 행동하고 어떤 맥락에서는 입자처럼 행동한다. 도봉산을 어떤 위치에
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과 같다. 빛은 광전효과에서는 입자처
럼 행동하고 이중슬릿에서는 파동처럼 행동한다. 의정부에서 보면 북도봉
이 보이고, 서울에서 보면 남도봉이 보이는 것과 같다.
때에 따라 북도봉과 남도봉이 나타나고 상황에 따라 입자와 파동이 나
타나지만 이들은 서로 엉키지 않는다. 광전효과에서는 언제나 입자가 나
타나고 이중슬릿에서는 언제나 파동이 나타난다. 의정부에서 보면 언제나
북도봉이고 서울에서 보면 언제나 남도봉이다. 왜 그런가? 관측자가 참여
하여 설정하기 때문이다. 광전효과를 보려면 빛이 입자로 나타나게끔 관
측장치를 설정해야 한다. 이중슬릿 실험에서는 빛이 파동으로 나타나게끔
관측장치를 설정해야 한다. 의정부에 갔다는 것은 북도봉이 보이게끔 설
정해 놓고 도봉산을 보는 것이다.
참여하는 관측과 연기와 무아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데
서 알 수 있듯이 주관이 참여해야 현상이 나타난다. 참여하는 과정을 거치
므로 그 나타나는 것은 객관세계 자체가 아니다. 어떤 관측자가 어떤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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