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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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짠맛을 느끼는 우리에게는 바
          닷물이 짜지만 돌고래나 고등어에게 바닷물이 짜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
          다. 바닷물 자체가 나타나지 않고 참여를 거쳐 변형되므로 서로 다른 관측

          자에게는 서로 다른 상相이 나타난다. 광전효과를 보려는 관측자에게는 입

          자의  상相이  나타나고  이중슬릿을  통해  보려는  관측자에게는  파동의
          상相이 나타난다.
           나타나는 상相이 대상 자체가 아니므로 모든 상相은 어떤 관계의 맥락,

          어떤 연기緣起의 맥락이 맺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도봉이나 북도봉

          으로 명확히 나타나도 그 나타난 상相은 실체가 아니어서 남도봉도 아니고
          북도봉도  아니다.  입자나  파동으로  명백히  나타나도  그렇게  나타나는
          상相은 실체가 아니어서 입자도 아니고 파동도 아니다. 단지 연기이고 무

          아일 뿐이다. 무아無我의 연기緣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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