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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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 회절과 이중슬릿 간섭      지금까지는 파동이라고 여겨졌던 빛
          이 입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논의했다.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입자라고 여
          겨졌던 전자가 파동처럼 행동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전자빔을 격자 구조

          의 물질에 투사하면 전자빔이 휜다. 이를 물리학에서는 회절 혹은 에워싸

          며 돌아간다는 의미로 에돌이라고 한다. 이 휘어진 전자빔이 간섭을 일으
          킨다. 그 결과 파동의 전형적인 모습인 간섭무늬가 나타난다. 전자만이 아
          니다. 전자보다 훨씬 무거운 중성자도 회절을 한다. 중성자 회절은 물질의

          구조를 알아내는 데 이용된다.

           영Thomas Young이 1801년에 이중슬릿double slit 실험을 통해 빛이 간섭
          한다는 것을 관측했다. 간섭은 파동의 전형적인 특징이므로 이때부터 빛
          을 파동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1927년에 전자도 이중슬릿을 통과

          하면서 간섭무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자도 파동처럼 행동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후 전자만이 아니라 원자와 분자도 이중슬릿 간
          섭무늬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9년에 비엔나대학에서는 수소원자
          의 25,000배의 질량을 가진 분자도 간섭무늬를 보인다는 것을 관측했다.

          무거운 분자도 파동처럼 행동할 수 있다.



          양자는 입자도 아니고 파동도 아니다      빛은 간섭과 회절을 하므로
          파동으로 여겨졌지만 흑체복사나 광전효과, 콤프턴 산란에서는 입자처럼

          행동한다. 양자역학은 여기서 출발했다. 이와 반대로 입자라고 여겨졌던

          전자는 회절과 간섭무늬를 보이면서 파동처럼 행동한다. 이를 파동과 입
          자의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이라고 한다.
           빛이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해서 영의 이중슬릿 간섭

          실험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양자역학이 나온 이후에도 이중간섭 실험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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