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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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회정(1677~1738)은 강
진 만덕사萬德寺를 중심으
로 한 소요태능의 제자와
법손들이다. 또한 12경사
가운데 나암승제·운담정
일(1741~1804)·금주복
혜·낭암시연·아암혜장
(1772~1811)은 만덕사계이
며, 벽담행인은 부휴선수
의 후예다. 12경사는 그 사진 2. 편양언기의 진영.
절반이 소요태능의 후예
인 만덕사 승려들이다. 이것은 조선후기에 만덕사와 대둔사의 승려들이 교
류가 빈번했고, 만덕사의 승려들일지라도 교학에 탁월하면 대둔사에 머물
면서 강사가 되었으며, 마침내 대둔사가 선교학의 종원으로 정착하는 데
기여한 12경사로 추대된 것이다. 강사들이 머물렀던 방장실方丈室에 대한
기록은 대둔사가 법맥의 구분 없이 실력 있는 강사를 초빙한 당시 화엄학
강의의 요람으로서의 역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권2는 대둔사의 창건과 중건, 각 건물의 사정·암자·암동巖洞과 임천林
泉에 관한 내용을 권1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편찬자들은 중관의
『대둔사사적』의 내용을 분석하고 다양한 관계 자료를 기초로 고증을 시도
하였으며, 그 오류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채팽윤蔡彭胤이 지은 「대
둔사사적비」 역시 『죽미기』를 기초로 찬술되었다 하여 내용에 대해 각 부
분마다 구체적인 분석과 함께 비판이 이루어졌다.
부속건물에 대해서는 찬자들이 파악한 것보다 『죽미기』에 기록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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