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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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들이나 산과 같이 실외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제사 고사 등을 지낸 뒤
에 내가 음복飮福하기 전에 천지신명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음식을 조
금 떼어 던지는 일 또는 던질 때 하는 말이다. 표준말은 ‘고수레’이고, ‘고
시례高矢禮’나 ‘고시래’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 중에 하나로 야외에서 음식을 먹
을 때 고수레 하는 습관이 있었다. 또한 자신이나 가정에 문제가 있을 때
보통 먹는 밥도 먹기 전에 조금 떼어내어 산이나 냇가의 정갈한 곳에 놓아
두는 헌식을 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전승되어 오는 나누는 문화의
한 예가 아닌가 싶다.
베풂과 발복發福
베푸는 일은 가진 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부유한 사람의 베풂은 자기
가 지은 업장을 소멸하는 것이 될 수 있고, 가난한 이들의 베풂은 자신의
복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돈이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 호감을 가지는 눈, 편안한 얼굴, 정다운 말씨, 깨끗하고
바른 몸가짐, 자리를 양보하는 일, 주위를 청결하게 하는 것 등등이 소소
한 베풂의 방법들인 것이다.
제사가 돌아올 때마다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른다. 아버지 대代에 훈장을
하신 전형적인 유학자이셨던 할아버지께서는 정성껏 제사를 모시면 그 공
덕의 7분의 1은 제사를 받는 사람에게, 7분의 6은 제사를 지낸 후손에게
돌아온다는 칠분법七分法 말씀을 자주 해 주시곤 하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불교에서도 돌아가신 분을 위해 가족들이 복을 지어 줄 때 그 공덕의 7분
의 1은 망인에게 돌아가고 7분의 6은 산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가르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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