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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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을 오래할 경우 종정스님이 피곤을 느껴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먼
저 사진부터 찍는 게 좋겠다는 상좌스님의 권유에 따라, 곳곳을 기운 두루마기
를 걸친 채 밖에 나온 종정스님은 20여 분 간 암자 이곳저곳에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지난해 가을 실족해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겨우내 고생했지만 이제는
완쾌됐고, 약간의 신경통 증세가 있으나 건강한 편이라고 근황을 밝혔다.
시시각각으로 오시는 부처님
● 20일이 부처님 오신 날인데 스님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날을 맞습니까. 해
마다 불탄일을 맞기 때문에 어떤 느낌을 갖고 계실 텐데요.
“내가 볼 때는 부처님 오신 날을 특별히 정해 놓은 게 우스워요. 나날이
4월 초파일이기 때문이지요. 시시각각이 부처님이 오신 순간이고 온 천지
에 부처님이 꽉 차 있는데 어떤 날을 정해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한다는 게
우습다는 겁니다. 특별히 4월 초파일이라고 정한 것은 모든 사람을 위한
일종의 방편일 뿐입니다. 하루하루가 4월 초파일임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서 편의상 만든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 그러니까 이번 부처님 오신 날 법어에서 스님이 ‘중도中道’를 강조하신 것도
4월 초파일이 일상적인 것처럼 중도도 일상적인 것이고 또 그래야 하니까
법어의 주제로 채택한 것이군요. 사실 중도를 모르기 때문에 너무나 어처구
니없는 사건이 80년대 들어 많이 일어났고, 최근만 하더라도 대도大盜 사건
이라든지 아내에 의한 남편 독살, 중공 민간항공기의 피랍 불시착 등 전 국
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요즘 신문 좀 보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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