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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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도 안 보고 텔레비전도 안 봅니다. 그래서 잘 몰라요.”


          ●  지난달에 세간에서 화제가 된 사건으로 대도사건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한

            집에서 5억여 원 어치를 도둑맞는 등, 피해자들 대부분이 고관, 부호였지요.

            서민들은 백 원을 잃어버려도 과장해서 천 원을 잃어버렸다고 하는데 이들
            은 피해액을 줄여서 말을 하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특히 일부 서
            민층은 도둑을 ‘대도’라 부르며 범죄와는 다른 차원에서 보려고 해 문제가

            되었습니다.

           “나는 도둑놈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보통은 돈이나 물건
          을 뺏거나 훔치는 것을 도둑이라고 붙잡아다 가둡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남의 나라를 뺏으면 큰 도둑놈이라 할 수 있는데도 이런 사람을 보고는 영

          웅이라고 하거든요. 알고 보면 영웅이 더 큰 도둑인 것이지요. 그런데 우

          리 사회에서는 좀도둑은 도둑이라 하고 큰 도둑은 영웅이라고 하니, 이런
          것부터 바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입니다.
           그런데 사실 진짜 큰 도둑은 스스로 성인聖人인 체하는 자들입니다. 자

          칭 성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들이 천하를 다 아는 것처럼 지껄이는데,

          사실 알고 보면 자신도 모르면서 남을 속이는 거지요. 사이비 교주, 깨치
          지 못했으면서 도인인 체하는 수도자들, 앞으로 도둑놈을 심판하려면 이
          런 자들부터 심판해야 됩니다.”




          ●  그러니까 돈 몇 푼 훔치는 도둑보다 인간의 마음을 좀먹게 하는 큰 도둑놈
            이 문제라는 말씀이군요.
           “돈 몇 푼 훔치는 것은 어린애 같은 것이라. 성인이나 철인이라고 하면

          서 뭣 좀 아는 체하고 남을 속이는 게 진짜 도둑이고, 그리고 고관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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