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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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선 좋은 집에 좋은 옷 입는 상류 사회인처럼 인식되어 있는데
             사실은 그 반대여야 되지요. 이조판서에다 대제학까지 지냈던 율곡 같은
             이는 죽은 후 염할 옷이 없었고, 부인이 살 집이 없어 제자들이 마련해야

             할 정도로 사리사욕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정치인이나 고관들

             을 보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요.”


                종교는 물욕 없애는 것을 지도해야




             ●  또 4월에 일어난 사건 중에는 아내가 남편의 동의를 얻었다 해서 독살을 시
                키고, 게다가 그 범죄에 어린아이들까지 끌어들이는 가정, 인륜파탄의 사건
                까지 있었습니다. 이렇게 각박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건 정치도 경제

                도 아닌 종교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때에 불교는 어떻게 그런 사람

                들을 지도해야 좋을지요?
               “그 여자도 종교는 가졌다고 하지만 철저히 종교를 믿지 않았던 게 문제
             지요. 종교는 겉으로만 믿었고 속으로는 물욕만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런

             불상사가 생기는 것입니다. 종교는 물욕을 없애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지

             도해야 합니다.”


             ●  그런 물욕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린다면, 한국인의 성격이 무척

                조급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출세도 빨리, 공부도 빨리, 돈도 빨리 벌

                어야겠다는 식이지요. 음식도 갈수록 인스턴트화하고 말입니다.
               “그 또한 순전히 물질 추구 때문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 걷거나 자
             동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빨리 가니 오히려 여유를 가져야 할 텐데, 물욕

             이 근본이니 더 빨리 가길 바라고 조급해지는 거지요. 더 불안해지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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