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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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스워요. 중공 비행기가 무엇이길래. 나는 비행기보
             다 요 앞뜰에 날아다니는 나비, 저 꽃의 범나비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요
             컨대 너무 물질적인 면에 치중할 것 없다는 말이지요.”




             ●  여기에서 잠깐 한국 불교계와 신도의 자세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자책
                감이기도 합니다만, 한국 불교가 옛날만 같지 못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
                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이유는 승려뿐만 아니라 사부대중四部大衆을 이루

                는 신도들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도들은 어떻게 불교를

                믿는 게 좋은지 평소 ‘바람직한 신도상信徒像’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 오셨
                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앞서도 말했지만 불제자佛弟子는 이타행을 해야 합니다. 흔히 길거리에

             있는 불우한 사람을 도와줄 때 ‘불쌍해서 준다’ 또는 ‘우쭐한 기분’에서 주

             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이런 것은 적선이 되질 못하지요. 부처님에게 공
             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 되는 것입니다. 또 부처님에게 공양하듯 매
             사에 임하는 신도는 틀림없는 불제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천상천아유아독존은 모든 생명의 존엄에 대한 선언


             ●  스님께서는 승려 교육문제에도 상당히 관심이 깊으신데, 요즘과 같은 승려교

                육방식으로 일반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바꾸어 말하면 스님

                들이 제도해야 할 중생은 서구식 교육을 받아서 서구식 사고방식을 갖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대응해야 할 스님들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요.

               “글쎄, 그게 문제인 거지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속을 불교화佛
             敎化시켜야지 불교가 세속화되면 불교는 죽어요. 그러니까 승려가 서구식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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