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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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봉스님은 다행히 성철 큰스님의 생애를 곁에서 직접 보고 들은 덕택으
          로 쉽게 승낙을 했습니다. 차를 나누며 맏상좌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마
          치고 나니 한 가닥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마음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오미크론에 걸리다


           그런데 지난 3월 중순, 소납은 덜컥 오미크론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

          치 감기몸살이 온 것처럼 몸이 으스스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가진

          단을 해 보니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부랴부랴 고령에 있는 영생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여기저기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습
          니다. 한 시간을 기다려서야 양성 판정을 받고 무척 놀랐습니다. 이미 세

          번째 코로나 백신까지 맞은 상태여서 마음을 푹 놓고 지냈는데, 양성이라

          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때마침 백련암 관음전에서는 성철 큰스님 탄신 111주년을 맞이하여 보
          살님 몇몇 분이 3월 14일부터 일주일간 참선가행정진을 하고 있어서 더더

          욱 조심하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증세가 호전되기는커녕 점점 심해지

          기만 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하며 끙끙 앓고 있는데, 21일 큰스님 탄신법
          회에 다녀간 사제들이 제 상태를 보고 걱정을 하자 상좌들이 나서서 병원
          으로 긴급 호송을 한 것입니다. 3월 22일 아침에 엠블런스를 타고 부산 동

          아대학교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상태는 단

          순한 ‘코로나 증세’가 아니라 이차변형인 오미크론에 감염되어 폐렴 증세
          가 심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주치의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가장 치
          명타는 폐의 조직을 손상시키는 것인데 지금 스님의 폐 상태가 폐렴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초기가 아니라 벌써 2기로 진행되어 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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