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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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다. 특히 셋째 항목은 홍월초부터 실천했던 강학 정진과 실용주의라
는 두 가지 지향을 학인들에게 다시 전한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졸업생 석기범(문동한)의 「불교에 귀의하기까지」는 1937년 12월 현재 중
앙불전 1학년에 재학 중인 강원 선배의 글이다. 이는 김천고보 4학년 재학
당시 김용사의 종소리를 듣고 출가 발심을 하게 된 후, 21세에 봉선사 말
사인 수국사에서 불도에 귀의하게 된 과정을 소개한 글이다. 불교철학에
관심을 가진 개인적 소회가 담겨 있다. 그는 중앙불전의 학생회지인 『룸비
니』 2호(1938.3)에 학예부 부원으로, 3호(1939.1)에는 학예부장으로 등장하
며, 그 잡지에 「인간교육에 대하야」(2호), 「철학개념의 변천에 대하야」(3호),
「Schopenhauer 연구 일단」(3호), 「형이상학론서설」(4호) 등을 투고하였다. 강원
졸업 이후 철학도로서 진지한 학문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강원 소속 학인의 글은 대부분 학인으로서 다짐과 권면을 담은 특징이 있
다. 시사 논설의 첫 지면은 당시 홍법우 집행위원장인 김달생의 「홍법강원
에 취就하야」가 차지하였다. 이 글에서는 홍법강원의 설판주인 홍월초를
소개하고, 강원 창설의 연기와 특장점을 소개하였다. 그는 홍법강원의 특
장점으로 승려의 위의를 실생활에서도 잃지 않는 계율을 지킨다는 점과 매
일 한 시간 이상 근로하는 일과를 통해 적극적 사회 참여 및 교화를 기도
하는 실천적인 면모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봉선사 강원이 당시 조선 불
교계의 정세에 비추어 가장 적절한 곳이며, 이러한 자세와 풍토가 당시 ‘반
도 40여 강원과 700여 법우’에 미칠 것을 기대하였다.
문학창작, 서정성이 가미된 내적 의지의 표현
학인의 문학작품으로는 수필(박동호, 임흥식, 석혜성), 꽁트, 동화(이인화,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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